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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로부터 배우는 삶
김인중  |  제주대학교 교수 / 바이오소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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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06  1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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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한자인 植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뿌리를 땅에 심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생물계이다. 뿌리를 통해 고체에 부착하여 이동성이 없이 생활사의 대부분을 보내는 생물의 한 종류이다. 모든 생물은 동물(動物)과 식물의 2종류로 존재한다고 알고 있던 시기에 운동성의 유무를 기준으로 운동성이 있으면 동물로, 운동성이 없이 땅에 고착하여 살고 있으면 식물로 구분했음을 한자 하나만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동물과 식물의 외부 형태를 보더라도 차이가 많이 난다. 식물은 대부분 초록색의 잎이나 갈색의 가지를 가지고 있지만 동물은 다리나 날개, 지느러미, 몸통 등을 움직여 운동성을 나타내고 주위의 환경에 맞는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동물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고 소화기관계를 통해 음식을 섭취하여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물질을 얻지만, 식물은 광합성이라고 하는 스스로 음식을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생물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생태계에서 기능을 나타낸다. 동물은 다른 생물에 잡혀 먹히지 않고, 다른 생물을 먹이로 취하기 위한 기능이 발달해 있지만, 식물은 살아가는 동안 한 자리에서 초식 동물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한 전략뿐만 아니라 오히려 포식자를 유인하여 더 잘 잡혀 먹혀 자신의 종을 퍼뜨리는 기능과 먹이를 스스로 만드는 효율을 높이는 기능도 함께 발달해 있다. 생존을 위해 잡혀 먹히지 않으면서 종의 유지와 번식을 위해 잡혀 먹혀야 하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식물의 형태와 생활사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합성해서 가지고 있는 색소물질이 식물의 생존을 위해 세균이나 곰팡이 등에 대해서 항균활성에 필요하기도 하지만, 사람과 같은 식물을 섭식하는 동물에게는 먹음직도, 보암직도 한 색깔을 나타내어 씨앗을 가지고 있는 열매를 먹는 동물을 이용하여 넓게, 멀리 퍼뜨리는 작용을 한다. 움직이지 못하는 단점을 반전시켜 자기가 스스로 퍼뜨리는 것보다 다른 생물을 전략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더 멀리 자신의 종을 넓게 퍼뜨리는, 이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나타내고 생태계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던 식물과 동물에게서 서로 유사한 점이 많이 밝혀지고 있다. 동물성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던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식물에도 존재하고, 동물에서 신경정보를 전달하는 형태인 전기적 충격(활동전위)을 식물에서도 병원균의 침입이나 동물에 의한 상처 등의 정보를 식물의 전 부위로 전기적 신호를 통해 전달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동물이 귀를 통해 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것처럼 식물도 소리에 반응하는 여러 기작이 보고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식물생리학자는 동물의 중추신경계처럼 식물에서는 뿌리가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처리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유전정보에 대한 분석을 통한 관련 지식이 축적됨에 따라 계통발생학적으로 독립적인 진화의 길을 진행하고 있다는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는 데는 서로 비슷한 전략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지구라고 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에 유리한 형질로서 가지게 된 것인지, 아니면 신이라고 하는 존재가 있어 같은 원리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비슷한 전략으로 살아가도록 한 것인지는, 이미 과거에 일어났던 과거 완료형의 사건으로 우리는 현재 알 수 없고 검증을 통해 100% 이것이라고 확언할 수도 없다. 단지 현재를 바탕으로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우리는 합리적으로 추론할 뿐이다. 코로나바이러스처럼 혼자만 살고자 숙주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아닌, 식물처럼 자신도 살고 다른 생물도 살리는 그런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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