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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떤 책을 읽을까?...신간소개
임청하 기자  |  purenmul@jeju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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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08  16: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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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상자 세상’ 표지.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쌓여가는 박스...죄책감 느껴본 적 있니?"

윤여림 ‘상자 세상’ (천개의바람, 60쪽, 1만5000원)

마우스 클릭 한번이면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방식이 활성화되면서 택배를 통한 소비는 더욱 일상적인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세상에서 저자는 묻는다.

점점 쌓여가는 포장지와 박스를 보며 아주 잠깐이라도 죄책감을 느껴본 적은 없냐고. 또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아파하는 지구를 상상해 봤냐고.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그림책 ‘상자 세상’은 시작됐다.

저자는 여느 때처럼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받아든 어느 날, 집 한 구석에 쌓여있는 상자들을 발견한다.

그뿐만 아니라 재활용 쓰레기통에도 뜯겨진 상자들이 가득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저자는 문득 쓸모를 다한 상자들이 세상을 먹어 치우는 이미지들을 떠올렸다. 그 이미지 속 상자들을 따라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욕구로 만들어지고 또 버려지는 상자들을 보여준다. 이 상자들은 의인화된 존재로 그려지면서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현재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환경 문제와 과소비, 쓰레기 처리 등의 이야기를 상자를 통해 풀어내며 읽는 이들로 하여금 오늘날을 되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이야기만을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온라인 소비를 줄인다거나 상자를 아예 없애자거나 등의 극단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 정답을 찾을 순 없지만 지구상에 사는 모든 존재가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임을 암시한다.

그래서 책 말미의 결말은 열려있다. 다시 아무렇지 않게 쇼핑을 하고 상자를 창 밖으로 던지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이런 장면을 보여주며 저자는 ‘끝이 없는’ 이야기임을 드러낸다.

결국 독자들에게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묻고 있는 것이다. 책 속의 상자가 ‘나 꿈에서 나무였다’라는 말은 언젠가 자연의 일부였던 쓰레기를 짐작케 한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를 생각해보게 하는 묵직한 메시지도 남긴다.

   
▲ 책 ‘쉬운 천국’ 표지.

#무한한 가능성 한가운데 자리한 청춘

유지혜 ‘쉬운 천국’ (어떤책, 488쪽, 1만6000원)

쓰는 사람, 여행하는 사람. 저자는 자신의 소개를 이 두 문장으로 썼다.

이미 SNS에서 자유롭고 티없는 모습으로 유명한 그는 여행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고백한다. ‘나 사실 여행 싫어해’라고.

여행이라는 것이 잘 알지 못하는 곳을 탐험하고 이국의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라면 말이다.

저자에게 여행이란 친구들의 익숙한 품으로 도망치는 일이다. 이 책에는 소위 여행책에서 흔히 있을거라 짐작되는 맛집이나 랜드마크에 대한 정보는 수록돼 있지 않다.

대신 근처 유치원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친구의 퇴근에 맞춰 저녁을 준비하고, 어제 갔던 카페에 오늘도 가고, 동네 빈티지숍에 들러 꼼꼼하게 물건을 들추는 일상이 있다.

런던에만 6번을 가거나 3개월 동안 숙소 예약도 없이 뉴욕, 베를린, 파리 등을 전전하는 여정과 함께 경제적 여유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필요한 것은 모두 내 안에 있다’라는 단단한 믿음이 어떻게 앞으로 향하는지 보여준다.

   
▲ 책 ‘책 한번 써봅시다’ 표지.

#책이 중심이 되는 미래를 꿈꾸며

장강명 ‘책 한번 써봅시다’ (한겨레출판사, 300쪽, 1만5000원)

코로나19 여파로 SNS가 기존보다 더욱 대중화되면서 유튜브 동영상이 글자를 대체하는 시대다.

이에 출판 시장은 갈수록 찬밥 신세가 돼 가지만, 여전히 책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체다.

소설가 장강명이 쓴 이 책은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이란 부제에 걸맞게 작가의 마음가짐부터 소설과 에세이, 논픽션과 칼럼 쓰기에 이르기까지 그가 이제껏 글을 써온 노하우를 가감없이 소개한다.

기자에서 소설가, 에세이 작가, 논픽션 작가를 넘나들며 매년 2200시간 이상 책 쓰기에 전념해 온 작가가 책을 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첫 책 이후의 이야기, 칼럼 쓰기와 소재 찾기, 저자란 무엇인가 등 한번쯤 예비작가라면 생각했을만한 주제들에 대해 알려준다.

작가는 ‘책이 중심이 되는 미래’를 꿈꾸면서 책을 읽고 쓰며 ‘책 한번 써봅시다’라고 독자들에게 권한다.

   
▲ 책 ‘인생의 해답’ 표지.

#나만의 동력으로 찾는 삶의 에너지

체이스 자비스 ‘인생의 해답’ (비즈니스북스, 352쪽, 1만6000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란 말이 있다. 그 선택을 하고나면 왠지 모르게 선택하지 않은 것을 두고 후회나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후자를 느끼면 다행이지만 전자가 더 앞설 경우 우리는 인생의 방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이때 한번쯤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평범한 의과대학 준비생에서 애플, 나이키, 레드불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최정상 사진작가이자 전세계 1000만명이 넘는 수강생을 가진 온라인 교육 플랫폼 창업가가 된 사연을 들려준다.

그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면서 잠재된 창조성을 끌어내는 4단계 원칙인 IDEA(Imagine-Design-Execute-Amplify)를 통해 독자들이 자신만의 인생의 방향을 찾도록 돕는다.

덧붙여 삶의 의미는 다수 사람들이 세워놓은 규칙이 아닌 ‘창조’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 책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 표지.

#사회학자의 예술 언어 여행기

노명우 ‘두번째 도시, 두번째 예술’ (북인더갭, 436쪽, 2만원)

아직 여행을 상상하기엔 이르다. 코로나19가 전세계의 통로를 가로막은 이때, 여행은 다시 가게 될 지 모를 모호함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시기를 잘 이용하면 우리가 떠났던 여행을 되돌아보고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전한다.

골목 책방의 북텐더이자 사회학자인 저자는 마치 고고학자가 유물을 발굴하듯 시간의 지층을 하나하나 파고 들어간다.

이를 통해 세계적 예술 도시에 묻혀있는 예술의 사회사를 파헤친다.

독일어 울렁증에 시달리던 저자는 독일 유학시절, 집 근처 어느 옛 성에서 그림을 감상하다 예술 언어에 눈뜨기 시작했다.

이후 현실 밖 예술세계가 그리워질 때면 책을 싸들고 낯선 도시로 떠나곤 했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 도시로 떠나는 습관을 가진 덕분에 삶과 예술을 다시금 돌아보고, 아름다울 수 밖에 없음을 ‘두번째 여행’에서 깨달았다.

   
▲ 책 ‘기억 안아주기’ 표지.

#우리는 왜 나쁜 기억을 두려워하는가

최연호 ‘기억 안아주기’ (글항아리, 368쪽, 1만8000원)

아이들을 진료하는 의사가 몸과 마음을 읽는 통찰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복통이나 구토, 설사 등 소아의 기능성 장 질환에 휴머니즘 진료를 도입해 약을 처방해주지 않는 의사로 알려졌다.

그가 병원에서 늘 접하는 것은 아이와 아이 부모들의 ‘나쁜 기억’이다.

저자는 기억이 어떻게 신체화 장애로 나타나는지를 지난 3년간 연구해 온 수천 건의 사례를 통해 파악하고 몸이 아닌 기억을 어루만진다.

진료실에서 아이들의 기억에 관여하는 부모들을 만나며 기억이 어떻게 신체 증상과 통증으로 나타나는지 간파하는 것이다.

나쁜 기억은 마음먹고 부딪히면 사실 산산조각 나기도 한다. 다만 부딪히자는 의지가 필요한 동시에 그를 덮을 수 있는 좋은 기억들도 계속 마련돼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기억을 하나 둘 안아주기 시작하면 우리의 뇌는 타인을, 자기 자신을, 삶을 점점 더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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