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에서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 13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에서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동원해 중국인을 학살했던 난징대학살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제가 열렸다.

대정여성농민회, 비무장평화의 섬 제주를 만드는 사람들, 송악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평화의 바다를 위한 섬들의 연대 등 총 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83주년 난징대학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 일원에서 ‘알뜨르에서 본 난징’ 추모제를 개최했다.

추모제는 2014년부터 시작된 가운데 올해는 기획단계부터 대정읍 주민들과 함께 준비했다.

앞서 주최 측은 지난 10월 영상상영회를 시작으로 집담회 등을 거쳐 왜 알뜨르 비행장과 난징대학살을 연결해 생각해야 하는지, 알뜨르 비행장 일대의 장소성과 역사성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추모제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강정합창단의 노래로 시작해 주민들의 인사말, 4·3 항쟁 속 인물 중 1명인 이덕구 100년 예술 동행, 일본·캐나다·오키나와 연대 메시지 대독, 제문 낭독 및 헌화, 대정·강정·성산 여성들의 성명서 낭독 등으로 이뤄졌다.

2부에서는 청년 농부들이 대정 소리패 어머니들의 4.3 증언을 낭독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일제가 제주도민들을 강제동원해 건설한 알뜨르 비행장은 1937년 많은 사상자를 낸 일본군 난징공습에 이용됐다”며 “이 공습의 연장선은 같은 해 일본군이 12월 13일부터 6주간 30만 명을 학살한 난징대학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모제는 난징대학살 추모와 더불어 지금, 여기,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등 제주의 난개발과 군사화에 저항하는 도민들의 역사적 책임을 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