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정의 역점 시책인 버스 준공영제가 사실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무려 1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야심차게 출범시켰으나 이용자가 늘지 않아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대중교통 편의와 이용률을 높이고 증가하는 자가용 차량 보급을 억제해 심각해지는 교통체증을 완화시키려는 두 가지 목적 모두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올 한 해 대폭 늘어난 제주시의 높은 차량 증가율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제주시 차량 등록대수는 올해 3만4386대가 늘어 모두 52만4277대에 이른다. 제주시 인규 약 50만명보다 더 많는 차량 등록대수다. 버스 준공영제가 운영되면 승용차 등 자가용을 포함한 영업용 차랑 보급이 급감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상은 아주 딴판이다.

　실제로 지난해 도내 전체 대중교통 이용자는 6484만5997명으로 전년보다 겨우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버스 1회당 이용자는 29명으로 준공영제가 도입된 2017년 8월 이전 40명보다 더 줄었다. 제주도는 이래도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도민 혈세를 쏟아부으며 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할 것인가. 더 늦기전에 실패를 인정하고 과감히 결단해야 한다.

　차량 등록대수가 늘어나지 않았던 시점의 준공영 버스 이용자가 사실상 감소했는데 자가용 등 차량이 더 증가했으므로 대중교통 이용률은 더 감소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가 확연히 드러난 이상 버스 준공영제는 축소 조정돼야 하고 보완돼야 한다. 우선, 버스 운행 대수를 이용률에 맞게 감축하고 버스회사에 대한 예산 지원도 50% 선으로 조정해야 한다. 퍼주기식 예산 지원이 아니라 회사별 서비스 개선 등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영업실적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