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영화 ‘폭낭의 아이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70여 년전, 이름과 흔적조차 없이 세상을 떠난 어린 영혼을 달래기 위한 예술영화가 막바지 작업에 다다랐다.

해당 영화는 ‘폭낭의 아이들’로 제주4·3 중 희생된 10살 미만의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작되고 있다.

영화 제작진은 16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 약 5시간에 이르는 도보 평화순례를 진행한다.

평화순례 코스는 4·3평화공원 내 평화의 숲 폭낭에서부터 봉개동, 회천마을, 선흘리, 신촌리, 일주도로, 함덕,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까지다.

참가자들은 폭낭에서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위패를 회수하고 북촌 너븐숭이 애기무덤에 도착해 위패를 재설치한 뒤 43개의 쌀밥을 동백꽃 보자기로 공양하게 된다.

이번 평화순례에는 제주 배우인 고동원, 김국선, 백선아, 문석범, 하연화, 현애란씨뿐만 아니라 북촌리4·3유족회 회원들과 유가족, 시민 등이 참가한다.

앞서 영화 제작진 측은 지난달 영화 제작을 위해 4·3평화공원 각명비 174곳에서 4·3 어린이 희생자 800여 명의 이름을 천(위패)에 적었다.

이 위패를 공원 인근 평화의 숲에 있는 폭낭에서 열명(列名)하고 그 이름들을 불렀다. 이를 통해 어린 영혼들의 외로움과 고단함, 서러움을 달래는 것이다.

‘폭낭의 아이들’에서 이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영화는 사유진씨가 기획·제작·감독을, 백선아씨가 프로듀서를 각각 맡았다.

또 최보결 안무가가 평화의 춤을 담당했으며 제주4·3평화공원, 북촌 너븐숭이 기념관, 굴메 베울터의 협조를 받았다.

영화 관계자는 “이름도 없이 무명으로 희생당한 젖먹이부터 10살까지 무차별적인 희생을 맞이한 어린이 희생자들이 당시 세상에 나와 빛을 보기도 전에 무참히 살해당한 것이고 그 사건 하나하나가 바로 제주 4·3 자체인 것”이라며 “영화 마무리에서는 4·3의 상징인 동백꽃 이미지를 차용함과 더불어 신화적 해석인 환생을 알레고리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이달 30일 후반부 작업을 마무리한 뒤 내년 4월 제주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중으로 43명의 지원을 받으면 완료된다.

문의=010-2624-5923, 010-5391-18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