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법 개정으로 제주도 자치경찰 운영이 혼란스럽게 됐다. 경찰법이 공수처법, 국정원법과 함께 권력기관 개혁3법에 적극적인 여권의 속도내기에 따라 경찰조직은 경찰청장 휘하의 국가경찰, 자치경찰, 국가수사본부 3개의 큰 축으로 분리되게 됐다.

문제는 현행 제주도의 자치경찰과 경찰법상의 자치경찰의 사무범위가 상당부분 중첩된 채로 병행운영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미비점에 있다. 경찰법과 제주특별자치법 개정안으로 현행 제주자치경찰과 향후 시행될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여성・청소년, 관광경찰 업무에 관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2개의 별개 권력체가 돼 버렸고, 국가경찰에서 파견된 인력, 조직운영비, 운영시설 지원이 사라지게 될 현행 제주의 자치경찰에게는 조직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경찰법에 따라 자치경찰을 관할하는 제주도자치경찰위원회가 현행 자치경찰과 신설될 자치경찰을 아우르게 된다면 조직운영의 효율성은 물론 권력기관의 중첩으로 제주도민들의 혼선 나아가 체계정당성에 위반 소지 및 도민들의 권익보호에 있어서도 혼란이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제주도가 현행 자치경찰 사무 존치를 바랐다면 제주에 한해 현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이 추진됐어야 하는데, 여권의 개혁3법 개정에 휘둘려 국민을 대상으로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이 2개가 됐다는 점에서는 제주도민들은 대단한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가 특별자치제의 시험대가 된 이력을 감안했을 때 신설 자치경찰제를 제주도에도 일괄 적용토록 한 현 개정안은 반드시 손질돼야 한다. 사무가 겹쳐 예상되는 혼란이나 제주도의 비용부담보다 2중의 권력기관을 병행한다는 점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현행 자치경찰이든 개정된 법률에 따른 자치경찰이든 일원화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