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비커밍맘’ 공연 모습.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엄마 아빠가 된다는 건 하늘이 내게 허락한 믿음/ 아름다운 이야기 함께 만들어 가/ 바로 지금 이 순간처럼.”

출산을 앞둔 신혼부부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찬다. 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 반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기쁨을 상상하는 건 아기를 마주하는 기대와 맞먹는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원장 부재호)이 개최한 2020 제주 뮤지컬 페스티벌의 첫 공연 ‘비커밍맘’의 장면이다.

‘비커밍맘’은 현대사회 속 직장인 부부가 겪는 임신과 출산을 소재로 부모가 돼 가는 내용의 뮤지컬로 이른바 ‘태교 뮤지컬’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세 명의 여고생인 수연과 지은, 민희는 한라산에 올라 각자 결혼에 대한 꿈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흘러 빨리 결혼하고 싶다던 수연은 준호를 만나 부부가 됐다.

드디어 수연은 바라던 아이를 갖게 됐지만 직장에서 맡아온 프로젝트의 팀장 자리를 뺏긴다.

게다가 산부인과 검진 날마다 바쁜 준호를 뒤로 하고 혼자 병원행에 나선다.

준호 역시 가장이 됐다는 기쁨도 잠시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 계약이 파기된데다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전화를 받고 좌절한다.

각자 바쁜 일상으로 진솔하게 대화할 수 없는 탓에 서로 오해만 쌓여간다.

극중 임신으로 인한 아내의 신체 변화로 남편이 겪는 감정, 아이를 가졌단 말에 ‘행복은 끝’이라는 직장 후배의 조언, 출산 전 남편의 말을 다 믿으면 안된다는 친구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여성 관객들로부터 임신 때의 기억을 회상하게 하면서 공감을 받았다.

진흥원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공연 하루 전,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SNS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

이에 공연이 송출됐으나 극 중간에는 소리가 잘 안 들린다는 민원도 있었다.

공연을 관람한 도민 A씨는 “온라인 공연이라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뮤지컬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데 온라인 공연 개최시 관객들이 극의 흐름을 방해받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도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 뮤지컬 페스티벌은 제주특별자치도 유튜브 채널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