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국제수사를 전담해 왔던 경찰 내 부서가 사라지면서 경찰의 외국인 범죄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제주경찰청은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과 경찰서의 조직 및 사무분장규칙 전부개정규칙’을 개정하고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인력 재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전국에 자치경찰이 도입됨에 따라 국가경찰 사무(정보·보안·외사 등)는 경찰청장이, 자치경찰 사무(생활안전·교통·성폭력·학교폭력)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수사경찰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제주경찰청의 수사과와 형사과, 안보수사과는 국가수사본부의 지휘를 받는다. 

국수본 신설로 수사 업무가 일원화 되면서 제주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국수대)는 폐지된다. 

앞서 지난 2010년 경찰청은 무사증을 매개로 한 미등록 외국인 범죄 증가와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경찰청 보안과 산하에 국수대를 처음 신설했다.

하지만 이번 경찰법 개정에 따라 국수대가 폐지되면서 기존 인력 13명 중 5명이 형사과 마약범죄수사대로 자리를 옮긴다. 3명은 외사과에 잔류하고 2명은 신설되는 2개 경찰서 수사심사관으로 향한다. 이로 인해 국수대 인력 중 잔류 인력 3명을 제외하면 외사과 인력은 총 10명이 줄어들게 된다.

외국인과 국제 범죄 사무는 경찰청장이 지휘하는 외사과와 국수본이 감독하는 형사과로 분산된다.

이처럼 외국인 범죄와 국제 범죄를 전담하던 부서가 사라지면서 사무와 인력이 흩어지면서 외국인 관련 치안 대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9월 기준 제주도내 등록 외국인은 2만3786명이고 불법 체류 외국인은 1만2600여 명(추정치)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도내에서 경찰에 입건된 외국인은 629명에 달한다.

코로나19로 무사증 입국이 일시 중단 되면서 체류 외국인은 줄어들고 있지만 외국인 관련 범죄는 여전한 상황으로 관련 업무나 인력이 줄어들 경우 치안 대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조직개편 차원이서 사무와 인력이 이관되는 것일 뿐  업무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