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예상대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코로나19 방역, 주택 공급 확대, 검찰과 법무부 갈등 문제 등에 집중됐다. 특히 신년 벽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국민통합 차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발언을 한 후 사면 문제는 정치권의 화두가 됐으며, 국민적 관심사가 돼 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아직은 사면을 고려할 시기가 아님을 분명히 함으로써 당분간 사면 문제는 수면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문 대통령은 두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에 대해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다. 두 분 모두 연세도 많고, 건강도 걱정된다. 그래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대로 박 전 대통령은 재판이 이제 막 끝났으며, 두 사람 모두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로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줬다. 법원도 죄를 중히 여겨 중형을 선고했다. 더구나 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기 직전과 직후에 바로 사면을 언급하고 일부 이에 동조한 여야 정치권의 행태에 많은 국민이 실망했다.

　더욱이 두 전직 대통령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는커녕 정치보복이라며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면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로 집약되고 있고, 사면 찬성보다 반대가 훨씬 많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역시 상당 부분 이러한 면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섣부른 사면은 극심한 분열을 초래해 오히려 국민통합을 해칠 수 있다. 국민적 공감대가 모아지는 시기의 사면이 답이다.

　아울러 다음 달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치료제 조기 개발도 국민들의 염원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5년차 기자회견에서 밝힌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의 현안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