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섬인 데다 태풍의 길목이어서 풍수해 피해가 많은 지역이다. 더구나 다른 지방처럼 대형 산불 등 비상사태 시 인접한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아니어서 재해가 발생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이를 미리 방지하는 길은 신속한 재해 신고와 구조대의 발 빠른 현장 출동이다. 당연히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119 종합상황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얼마나 신속히 재해 현장에 구조대가 출동하느냐에 따라 인명 구조와 재산의 피해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막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119 종합상황실이 수보대(접수대)가 부족해 재해 신고 전화를 제대로 접수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 도 단위 가운데 가장 적은 11대가 운영되고 있다니 얼마나 고충이 큰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 때문에 긴급전화가 수보대에 접수되지 않고 ARS(자동안내 시스템)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ARS로 넘어간 신고 건수가 1만2085건에 이르며, 2019년에는 무려 1만9975건에 달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수보대에 접수돼야 구조대가 신속히 사고 현장에 출동할 수 있으므로 수보대 확충은 너무나 당연하다. 제주도는 즉시 수보대 확대 설치비를 지원해야 한다. 1대당 수천만원에 불과한 설치비가 아까워 예산 지원을 망설이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원활한 신고 접수가 이뤄지려면 모두 20대 정도는 설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