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이 싸구려 관광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김포~제주 노선에 편도 1만원대 항공권이 등장한 데 이어 요즘은 5000원 짜리 초저가 항공권까지 판매되고 있다. 주로 저비용 항공사(LCC)가 승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적용하는 극히 한정된 사례이지만 그 여파가 제주관광 전반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반가운 현상이 아니다.

　물론 지난 12월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승객이 크게 줄어들자 항공사가 내놓는 고육지책이긴 하나 이를 이용한 관광객들의 제주관광 기여도 역시 유사한 형태일 것이다. 항공사는 관광객만 태워다 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을 맞이하는 관광업계의 심정은 마냥 달갑지 만은 않을 것이다.

　원래 관광은 번갯불에 콩 볶듯이 갑자기 나서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계획해 실행한다. 흔히 듣는 ‘바캉스’가 이런 형태다. 봄·여름·가을·겨울 중 한 번 관광을 위해 몇 개월 또는 한 해 등 장기간에 걸쳐 여행비용을 마련한다. 제주관광이 추구하는 방향도 바로 이런 것이다.

　일부 항공사의 비상식적인 초저가 항공권 남발은 양적 관광에서 질적 관광을 지향하는 제주관광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순식간 ‘불쑥 관광’에 나선 관광객들의 관광지에서의 씀씀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임은 보나마나일 것이다. 항공사들은 소비형 관광객을 대거 유치하려는 제주관광의 입장을 감안해 터무니없이 싼 항공권 판매를 하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이웃 마을 나들이 하듯 제주에 오는 관광객들의 경우 쓰레기만 남기고 간다. 한라산 또는 올레길 1일관광, 캠핑관광, 차박관광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고소득 관광과 환경훼손 방지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는 관광전략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하와이 관광처럼 이제는 관광객수 증가가 목표가 아니라 적정 규모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고소득을 올리는 관광으로 가야 한다. 아울러 항공사들에도 이러한 관광전략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