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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윤승빈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회 제주비엔날레’가 결국 도립미술관의 포기 선언으로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도립미술관이 유보금이 있음에도 ‘예산 미반영’을 이유로 들며 제주도의회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국제행사로 기획된 ‘제2회 제주비엔날레’ 개최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는 ‘할망, 크고 많고 세다’를 주제로 올해 5월 20여 개국 70여 명의 작가들의 참여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2회 비엔날레는 2020년 4월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중단됐다가 5월 개최로 가닥을 잡았지만, 결국 취소된 것이다.
제주도립미술관은 행사 취소 이유로 ‘코로나19 확산’ 뿐 아니라 ‘비엔날레 예산 미반영’을 들었다.
‘예산 미반영’ 이라는 말을 두고 해석의 여지가 있어 도의회는 발끈하는 분위기다. 도의회는 “미술관이 남탓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비엔날레 예산은 18억9200만원 전액 삭감과 부활을 거듭했다.
지난해 진행된 2021년 예산안 1차 심사에서는 제주비엔날레 예산이 일체 삭감된 것이 알려졌다. 이에 도립미술관이 설득을 거듭해 예산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심사에서 또 전액 삭감됐다. 그리고 미술관의 설득 끝에 다시 부활했다.
마지막으로 예결위에서는 ‘감사위원회 감사 이후 집행’ 등을 부대조건으로 예산을 통과시켰다. 당시 비엔날레를 둘러 싸고 ‘불공정 계약 체결’, ‘급여 미지급’, ‘예술감독 월권 및 갑질’ 등 다양한 의혹과 관련한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가 진행 중이었다.
현재 시점으로 감사위는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즉, 도립미술관은 추경 등의 절차를 거쳐 비엔날레를 진행할 수 있다. 만약 5월 이전 추경이 없더라도 행사를 연기한 뒤 유보금을 편성하면 된다.
도의회 관계자는 “도립미술관이 의지만 있다면 유보금을 활용해 비엔날레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예산 미반영’을 이유로 들었다면 도의회를 탓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도립미술관 관계자는 “유보금 있다고 하지만, 그건 추경을 요청 해야 하는 것이지 현재 예산이 반영된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는 이 행사를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해석의 문제다. 도의회는 ‘유보금이 남아있으니 행사를 집행할 예산이 있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고, 미술관은 ‘유보금으로만 남아있으니 행사를 집행할 예산은 없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결국 비엔날레는 열리지 않는다. 비엔날레를 바라보고 있던 문화예술인들과 도민들은 이제 앞으로 도립미술관이 비엔날레의 미래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전망이다.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그동안 비엔날레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분들게 이해와 협조를 당부드린다”며 “남아있는 비엔날레 관련 사항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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