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윤승빈 기자] 4·3사건으로 사라진 마을이야기부터 새벽이면 물을 길러 허벅을 지고 나르던 이야기, 시집을 갈 때 기억하고 있는 마을의 인상,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그리움…. 마을 주민 하나하나가 기억하고 있는 해안동의 이미지다.

상상창고숨은 제주시 해안동에서 ‘삶에 깃들다 마을 예술학당’을 진행한 결과물로 해안 자랑가 뮤직비디오, 마을달력 등을 24일 발표했다.

숨 관계자는 “300세대였던 해안동 마을은 이제 1000세대가 넘는 인구가 마을에 산다”며 “갑작스럽게 늘어난 인구는 공동체에 위기가 되기도 하지만 다양성을 선사하기도 한다. 해안빙떡과 해안자랑가는 그렇게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노인들은 마을이야기지도를 통해 색다른 지도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 지도에는 노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해안동의 이미지 하나 하나가 담겨져 있다.

예술가와 노인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만들면서 달력으로 탄생했다.

숨 관계자는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함께 ‘아카이브’를 만들어 내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후에도 마을 기억 박물관 기초작업, 마을 터무늬 작업, 문화투어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