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지난해 연이은 태풍과 역대 최장 장마 등 기상악화 여파로 과일류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올해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축산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설 차례상 구입비용이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가 지난 21일 설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해 제주를 비롯한 전국 17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6만3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6만3000원 선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의 설 차례상 구입비용은 1년 전 보다 각각 14.0%, 14.1% 상승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올 겨울 생산이 양호한 배추와 무 등 채소류는 가격이 하락했으나,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사과와 배 등의 과일과 공급이 감소한 쇠고기와 계란 등의 축산물 가격은 강세를 나타냈다.

실제 배추(300g)와 무(200g) 가격은 전통시장 기준 265원, 250원으로 1년 전 보다 41.1%, 39.9% 감소했다.

반면 사과와 배(5개 기준) 가격은 1만6338원, 2만1661원으로 전년 대비 71.3%, 51.9%나 올랐다.

쇠고기 1.8㎏ 기준 평균 가격도 7만8040원으로 1년 전보다 6.0% 비싸졌다.

한편 정부는 설 성수품의 수급안정을 위해 내달 10일까지 3주간 민·관합동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성수품의 수급상황과 가격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등 성수품 수급을 적극 관리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농수산물의 소비위축 가능성이 큰 현재 상황을 감안해 지난 19일부터 2월 14일까지 청탁금지법을 일시 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