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제주의 주력산업인 관광업종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음식점, 숙박업, 관광버스, 렌터카, 관광객 이용 시설 등 대부분 산업이 관광관련 업종이어서 지역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다. 2019년 1528만명에 달했던 제주방문 관광객수가 지난해에는 1032만명으로 무려 496만명이나 감소했다. 제주관광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반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괸광객 수는 줄었지만 여행의 질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가을시즌(9~11월) 제주여행 계획 설문조사 및 12월에 실시한 ‘가을시즌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여행의 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계획조사에서는 37.1%에 불과했으나 추적조사에서는 57%로 20%p 높게 나타났다.

　특히 관광의 질이 높아진 이유에 대한 답변이 눈길을 끈다. ‘관광객이 적어 충분하게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있어서’라는 대답이 55.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관광객이 격감한 코로나19 속에서도 관광객들로 하여금 기대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자체가 아이러니이면서도 희망적이다. 인파로 북적대는 관광지가 아닌 아늑한 관광지를 선호하는 관광객들의 심경이 잘 드러나고 있다.

　제주도는 양적 관광이 질적 관광을 압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제주관광의 만족도 제고를 양적 관광이 아닌 관광객 수를 적정 규모로 줄인 질적 관광에서 찾는 정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