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상수도 유수율이 계속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상하수도 인프라 확충에 371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유수율 제고 사업비는 고작 371억원에 그치고 있다. 2019년 기준 도내 상수도 유수율은 47.1%로 50%도 안 된다. 대부분 다른 지방의 유수율 80% 이상과 대조적이다. 도는 올해 말까지 유수율을 6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워낙 인색한 예산이어서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올해 유수율 제고 사업비는 2019년 450억원, 지난해 432억원에도 훨씬 못 미친다. 매일 저수지에서 가정 등 소비지까지 수도관을 통해 공급되는 물의 절반 이상이 노후관 때문에 땅속으로 새고 있는 데도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25년까지 유수율 85% 달성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그치고 말 것이다.

　신속한 노후 상수도관 교체는 누수율을 줄이고 각 가정과 사업장에 더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따금 가정의 수도에서 녹슨 물이 흘러나오는 것도 대부분 낡은 수도관 때문이다. 도민은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받을 권리가 있다. 도민이 먹는 수돗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청정 환경을 말할 수 없다.

　제주도는 추경에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비를 대폭 증액시켜 맑은 물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말로만 청정제주를 외칠 게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한다. 낡은 상수도관 교체사업이 더뎌질 수록 관광객들의 제주관광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요불급한 도로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막대한 예산을 줄여 수도관 교체사업비에 충당하면 안전한 수돗물 공급 시기가 단축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전 세계가 수자원이 부족해 물 절약을 생활화한지 오래다. 축복 받은 제주의 물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면 누수율을 제로(0)화하고 최대한 물을 아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