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지난 한 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씀씀이가 월별로 감소와 회복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020년 신용카드 매출자료 데이터를 2019년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코로나19에 따른 2020년 제주도 소비 영향 분석’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신한카드 매출데이터를 전체 카드 매출 금액으로 추정한 결과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 소비가 전년보다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 소비와 외국인 관광객 소비는 전년대비 각각 3.7％, 69.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내국인 관광객이 전체 소비 규모를 견인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코로나 확산세와 진정세가 반복된 가운데 제주 관광 소비도 이에 따라 요동쳤다.

실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뒤 제주 관광 소비 금액은 지난해 4월 전년 동기 대비 46％ 하락하며 크게 위축됐다. 이후 같은 해 5월 초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조금씩 회복세로 전환, 8월 여름 성수기에는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초과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뒤이어 코로나 유행 상황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다 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9％까지 초과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며 12월 소비 금액은 1년 전 보다 26% 감소했다.

아울러 코로나 사태 이후 관광 패턴이 바뀌면서 관광업계 매출은 업종별로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3월 전년 동기 대비 41％까지 하락했던 렌터카 매출액은 11월 들어 77％ 초과 매출을 달성했다. 

특급호텔과 콘도미니엄, 모텔·여관, 3·4성급 호텔 또한 지난해 11월에 초과 매출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소규모 여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단체관광객 위주로 영업하는 호텔과 관광여행사, 전세버스는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전년 동기 대비 초과 매출을 기록하지 못 했다.

관광업계 안에서도 관광객들의 선호도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한편 지난해 전체 관광객은 전년과 비교해 33.0％ 줄었지만, 관광객 소비 규모는 11.7％ 감소했다. 

관광객 축소폭과 비교해 소비 규모의 감소가 적었던 것으로 나타나 되레 씀씀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선영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제주 관광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지역감염 발생이 감소추세에 있고 가까운 시일 내로 백신과 치료제 보급이 예상됨에 따라 향후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