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절벽에 내몰린 경제주체들의 어려움이 다가오는 설에도 가중될 모양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도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2021년 설자금 수요조사’를 한 결과 응답기업 10곳 중 4곳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지난해 자금수요조사에서는 응답기업의 52%가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해 단순 비교만으로는 올해 사정이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금조달의 어려움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인건비 부담이 가장 컸다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판매·매출 부진이라는 응답이 90%에 육박해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중소기업들의 위기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미 인건비를 줄여 허리띠를 졸라맨 중소기업들의 매출 부진은 생사를 결정짓는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이다.

　더욱이 부족한 설 자금 조달을 위해 대금 조기회수, 결제연기, 금융기관 차입을 고려한다고 하나 조기지급능력이 충분한 고객사를 제외하면 모두가 다 어려운 코로나19 경제하에서 조기회수의 바람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반대로 결제연기를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기업의 자금회수 지연을 의미하는 것으로 불황의 어두움이 연쇄적으로 동반될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판매·매출 부진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택할 수밖에 없는 차입금융은 어려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중·장기적 부담만 가중하는 꼴이다.

　제주도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중점과제로 정책을 추진하고 총 1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경제 재도약에 할당된 3500억원의 예산이 부디 효과적으로 작용해 절벽에 매달린 기업들의 동아줄이 될 수 있도록 신속하고도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