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연장된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핵심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계속 금지와 식당·카페의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 그리고 숙박시설 객실 예약의 3분의 2 이내 제한이다. 종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그대로 적용돼 설 명절 차례도 함께 거주하는 가족만 쓸쓸히 단출하게 지내게 됐다. 설 명절마저 온 가족이 함께 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전염병 장기화 사태에 도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영업시간을 한 시간 연장한 오후 10시까지의 허용을 기대했던 음식점 등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허탈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와 제주도는 장기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해 폐업 등 아예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인 영세상인들에 대한 구제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제주는 관광객들에 의한 코로나 전파의 비율이 매우 큰 지역이다. ‘설 명절 특수’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자칫 코로나 확진 직전의 관광객이 한 두명이라도 들어와 접촉자에게 감염시키고 갈 경우 파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 무더기 확진자 발생 사례에서 보듯 관광객 확진자로 인한 전파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제주도가 이번 설 연휴에 한해 제주관광을 자제해 줄 것을 전국 지자체에 협조 요청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관광업계의 어려움 때문에 무턱대고 관광객을 받아들이다가 또다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설 연휴 기간 코로나를 억제하지 못하면 지금까지보다 몇 배 더 큰 집단 발병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도는 지금이라도 설 연휴 제주관광을 코로나 사태가 안정된 이후로 미뤄줄 것을 관광객들에게 부탁해야 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설 연휴 제주 노선 증편 운항 계획도 최소화해야 한다. 귀성객의 이동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라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고향 방문객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제주관광과 고향 방문을 유도하는 항공사들의 지나친 홍보 전략도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