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윤승빈 기자] 탐라국입춘굿의 마지막날인 3일, 1만8000에 달하는 신들을 제주로 불러내린다.

입춘굿의 시작은 초감제다. 초감제는 온 제주에 흩어져 있는 1만8000신들을 청해 들이는 제의다. 제주도의 굿은 ‘초감제’로 시작한다. 

이후에는 ‘신청궤’, ‘본향들임’, ‘자청비신 청함’까지 초감제의 모든 의례가 끝난다.

초감제가 끝나면 각종 굿놀이가 시작된다.

먼저 농신에 대한 의례인 ‘세경놀이’가 있다. 

세경놀이는 농사의 전 과정을 우스개를 섞어가며 진행한다. 풀치기, 불 놓기, 씨뿌리기, 마당질 등 실제 농사의 전 과정이 담겨져 있다. 이후에는 세경기를 들고 집안을 돌아 곳간으로 곡식을 옮기는 과정이 이어진다.

또 하나의 굿놀이는 낭쉐몰이다. 전날 ‘낭쉐코사’에서 활약했던 낭쉐가 다시 등장한다.

제주를 빛낸 인물로 호장을 선정해 쟁기를 잡고, 소리꾼이 ‘밭 볼리는 소리’를 하며 낭쉐를 끌고 관덕정 마당을 도는 형식이다. 참고로 올해 호장은 김수열 시인이다.

낭쉐몰이에는 노래로 하는 농사풀이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한해의 시작을 알리고 희망의 봄을 연다.

제주의 유일한 탈놀이인 ‘입춘탈굿놀이’도 이날 펼쳐진다. 밭에 씨를 뿌리고 만물이 소생해 수확하기에까지 과정을 놀이로 담았다. 올해는 오방각시춤과 농사마당, 입춘난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탐라국입춘굿의 마지막 순서는 ‘허멩이답도리’, ‘마누라배송’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해를 돌아보고 올해는 질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을 담아 두 행사를 넣었다.

허멩이는 뱀신이다. 다른 사람의 죄를 대신한다. 심방은 제주도 사람들의 죄를 허멩이에 씌우고 물도, 섬도 없는 곳으로 유배 보낸다.

서신국 마누라는 아이들의 나쁜 기운을 걷어간다. 마누라배송을 통해 인간 주변의 모든 나쁜 병을 가지고 떠나기를 기원한다.

이후 잡귀를 신칼로 위협해 쫓아내는 ‘막푸다시’, 초감제에서 청해 들인 신들을 돌려보내는 ‘도진’을 끝으로 탐라국입춘굿이 막을 내린다.

한편 이날 행사 외에도 입춘극장 ‘우리가 봄이 되는 날’이 그림자극으로 펼쳐지며, ‘새철, 새날 풍요를 노래하다’ 등이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