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찬·반 도민 여론조사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제주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제2공항 찬성 입장을 공식 표명한 데 이어 제주도당도 찬성 당론을 내놨다. 이에 중립적 입장인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도민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국민의힘 도당을 규탄했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합의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제1야당이 찬성 당론을 낸 것은 반칙행위에 해당한다. 갈등을 풀기 위한 여론조사가 되레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미 지난해 12월 11일 원희룡 지사와 좌남수 도의회 의장은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실시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로 갈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원 지사와 민주당 소속 좌 의장의 이날 합의는 바로 양 당 제주도당의 입장이나 다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원 지사가 국민의힘 도당의 찬성 당론을 사실상 방기한 데 대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혹여 당론에 찬성했거나 묵인하는 형태로 당에 협조했다면 원 지사도 공성성을 해치고 중립을 지키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제2공항 도민 의견 수렴은 찬·반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도민적 합의로 보고 수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제주도와 도의회의 약속대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중도를 지켜야 한다. 더구나 여론조사를 코앞에 두고 두 당이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것은 도민들의 양심적이고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 밖에 안 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도민 스스로 판단하도록 자율적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원 도정과 도의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제2공항 여론조사 이후 더 큰 갈등이 일지 않도록 도민 의견 수렴 과정에 철저히 냉정을 유지해 주기 바란다. 갈등을 해소하려다 더 큰 갈등을 불러들이는 것은 도민에게 죄를 짓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