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오락가락해 도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 도는 지난달 28일 전체 도민 67만4635명(외국인 거주자 제외) 가운데 70%인 47만2245명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말까지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10일 만인 이달 5일 외국인을 포함한 69만7578명 중 40만2580명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수정 발표해 혼란을 야기시켰다.

　변경된 것은 접종 목표 인원만이 아니다. 당초 ‘전체 도민’의 70%를 접종 대상으로 했다가 18세 미만과 임산부를 제외한 ‘접종 가능 인원’ 57만5116명 가운데 70%를 접종 목표로 한 데다, 접종 완료 시기도 한 달 늦췄다. 정책은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임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18세 미만 접종 제외는 이미 잘 알려져 모르는 사람이 없다. 실제로 영국 등 유럽과 미국에서도 이들을 제외해 접종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접종 가능한 인구에 포함한 제주도의 행정 미숙은 지적받아 마땅하다.

　백신 접종 계획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데 실제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겠는가. 더구나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70%’에 대한 백신 접종으로 11월 집단 면역이 형성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 국민’과 ‘접종 가능 인원’이 다르고, 접종 완료 시기도 무려 3개월이 차이가 난다. 도는 다시 한 번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이 빈틈없이 수립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비판을 의식해 잘못된 계획을 그대로 밀고 가다가 접종 차질로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

　백신 접종의 차질은 제주도정의 무능 문제를 넘어 피해자가 도민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제주지역 접종센터를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혁신도시 국민체육센터 두 군데만 두는 것도 문제다. 냉동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때문이라지만 서부지역과 동부지역 주민들이 각각 거리가 먼 시내까지 접종하러 오는 불편을 덜어주려면 한림과 성산에도 접종센터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