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임한 제주도감사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어서 감사업무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감사위원장은 원희룡 지사의 지명에 의해 제주도의회의 인사청문과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지난 5일 임기(3년)를 마치고 퇴임한 양석완 감사위원장 후임이 바로 취임했어야 한다. 아직도 도의회 인사 청문 일정은커녕 후보자 지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들리는 바로는 원 지사의 특정인사 후보자 지명 계획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는데, 안일한 감사위원장 인선 업무가 아닐 수 없다. 혹여 원 지사가 감사위원장을 행정시장 또는 지방공기업 기관장과 동일한 기준으로 생각한 결과라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감사위원회는 도지사 소속 기구이지만 직무는 독립적 지위를 갖는 합의체 행정기관이다.

　제주특별차치도의 감사권 독립과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한 도감사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중시했다면 후임 감사위원장 자리를 1개월 이상(예상) 장기간 비워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원 지사의 단독 지명이 아닌 공모를 통해 후보자를 지명했다면 이런 인사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원 지사가 감사위원회의 기능을 무시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감사위원장 인선을 신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비공개 인선 지명은 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최단시간 내 공개 모집을 통해 후보자를 선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밀실 지명으로 자질과 품격이 떨어지는 인물이 막중한 감사위원장직을 맡도록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