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환경보전 기여금 제도의 입법화를 추진하면서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구성한 데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 영역이어서 외부 전문가그룹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제주도 자체적으로 공무원들이 추진해도 될 일을 굳이 외부에 의탁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다.

　전문가(8명)와 공무원(7명)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전국에서 처음 환경보전 기여금 도입에 따른 전국민 수용성 확보 및 징수 방법에 대한 문제점 해소 방안 마련 등의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실제로 지난 9일 제1차 회의(화상회의)를 열고 환경보전 기여금 실행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관광 비용 증가에 따른 제주관광 경쟁력 약화 우려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는 것도 워킹그룹의 주요 과제여서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환경보전 기여금 제도 도입은 이미 2016년부터 제주도에 의해 추진돼 왔다. ‘원인자 부담 원칙’에 의해 관광객에게 일정액의 환경보전 기여금을 부과하려는 것으로 이미 제도 도입 타당성 용역을 통해 부과 기준(숙박시설 이용시 1인당 1500원, 렌터카 1일 5000, 승합차 1만원, 전세버스 이용요금의 5%)까지 제시된 상태다. 도민들이 제도 도입에 환영하면 언제든지 현실화할 준비가 돼 있다.

　그동안 제주도는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사업 추진 방안까지 외부 업체에 맡겨 용역만능주의에 급급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으로 귀찮은 사업 또는 책임을 전가해야 할지 모를 사업을 워킹그룹을 만들어 맡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환경보전 기여금 제도 도입을 일방적으로 강행했다가 실패할 경우 책임 회피 수단으로 워킹그룹을 이용하려는 것이라면 떳떳지 못하다.

　제주도는 관광업계의 반발과 도민사회 일각의 반대를 의식해 워킹그룹을 구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대수롭게 생각해선 안 된다. 아울러 워킹그룹 운영은 이번 한 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