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원생 10여 명을 학대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아동 중에는 어린이집 원장 친손녀와 외손녀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경찰청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제주지역 한 어린이집 교사 2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어린이집에 다니는 1~3세 아동들의 머리와 엉덩이 등을 수시로 때린 혐의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학대 의심 피해 아동은 10명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5일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가 집으로 돌아온 아이의 귀가 빨갛게 부어 있는 것을 보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뒤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15개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교사가 1세부터 3세 사이의 원생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정황을 확인했다.

피해 아동이 간식을 먹지 않자 엉덩이를 툭툭 치는가 하면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교사가 원장의 외손녀와 친손녀를 상대로도 학대를 가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학대 정황을 동료 교사들이 알고도 묵인했는지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과정에서 입건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내 아동학대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 2016년 191건이던 아동학대 사건은 2017년 240건, 2018년 291건, 지난해 339건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