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4·3 당시 희생됐지만 시신 조차 찾지 못한 행방불명인과 수형인 등 335명에 대한 재심 선고가 같은 날 이뤄진다. 이들이 70여 년만에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재심 개시 결정이 마무리된 4·3 행불인과 수형인 335명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을 16일 진행한다.

이날 재판은 20여 개 사건으로 나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릴레이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재판은 그동안 열린 단일 사건 재판 중에서 가장 많은 피고인이 법정에 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재판이다. 재판부는 재심 사건 당사자 대부분이 고령이거나 사망한 점을 고려해 동시에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법정에 오르는 수형인들은 4·3 당시 국방경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억울하게 재판에 넘겨져 옥살이했다. 행불인들은 피고인 신분으로 4·3 이후 70여 년만에 정식 재판을 받게된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재판당 2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지만, 재판 과정에서 4·3 수형인과 유족의 진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생존수형인과 행불인 희생자 36명 모두 ‘공소기각’ 또는 ‘무죄’ 판결로 명예를 되찾은 만큼 이날 재판에서도 전원 무죄 선고가 예상되고 있다.

제주4·3유족회 관계자는 “만약 이번 재심에서 전원 무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억울하게 희생된 모든 영령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