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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지난해 제주지역 혼인 건수가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과의 결혼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법원 휴정권고로 이혼 신청과 이혼 처리절차가 길어지며 전국 16개 시·도의 이혼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제주만 유일하게 늘어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혼인건수는 1년 전 보다 11.2%(377건) 감소한 298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역대 최저 규모다.

첫 통계가 작성된 1998년 4347건을 기록한 혼인 건수는 2001년(3708건) 3000건대에 진입했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해 들어 3000건대가 붕괴됐다.

제주지역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 규모를 기록한 데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 여건도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많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가운데 최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로, 주거나 고용 등 결혼 여건도 어려워지며 만혼,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가치관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국제결혼에도 큰 타격을 줬다.

지난해 제주지역 전체 혼인 건수 중 외국인과의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4%로 1년 전 12.6%보다 4.2%포인트 줄어들었다.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2017년 10.3%, 2018년 11.7%, 2019년 12.6% 등 증가 추세였지만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감소했다.

코로나와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혼인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이혼 건수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지역 이혼 건수는 1744건으로 전년(1716건) 보다 1.6%(28건)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혼 건수가 증가한 지역은 제주가 유일했다. 또 지난해 제주지역 이혼 건수는 통계 작성 이래 4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은 제주가 2.6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