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내 한 자전거길. 도로와 구분한 연석으로 턱이 생겨 자전거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은 곳이다.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도가 지난 2015년 구축한 자전거길의 불합리한 노선 개선을 위해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자전거 도로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환상’이 아닌 ‘환장 자전거길’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도는 2010년부터 총 사업비 358억여 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자전거길 인프라 구축 사업에 나섰다. 5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15년 11월 해안도로를 중심으로 10개 구간에 234㎞의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환상 자전거길은 95% 이상이 자전거 외에 보행자도 함께 통행할 수 있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로 구축되면서 이용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도로 폭이 좁고 끊기는 구간이 속출하면서 민원이 계속되고 있고 노선 내 불법 주정차 문제와 보행자 안전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전거 전문 커뮤니티와 제주도청 신문고 등을 살펴보면 자전거 도로와 관련한 글이 끊이지 않는다.

제주도민 김모씨는 글을 통해 “일부 자전거 도로의 주행조건이 좋지않아 자전거 이용자가 차도를 이용하게 되면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자전거 이용자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자전거 도로 시공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차도와 경계만 나눠진 자전거도로는 포장이 균일해 주행이 원만한 반면 일부 마을 안길 등 차도와 다르게 붉은색으로 높게 포장한 자전거도로 대부분은 표면이 평탄치 않아 털털거린다”며 “골목이나 주택 진입로는 차도 높이로 낮춰 놓아 주행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통일된 자전거 도로 계획이 마련되지 않아 도로 포장 형태가 제각각인 상황이다. 이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횡단하는 자전거 이용객은 달라지는 도로 포장에 따라 달라지는 주행조건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해안도로에 위치한 자전거길의 경우 인근 카페나 음식점 이용객의 주차장으로 전락하면서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전거 이용자 A씨는 “해안도로 자전거길은 자전거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다”며 “관광지 등의 불법 주차장으로 전락하면서 유명무실됐고 차도를 이용하는게 룰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