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서희 기자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지역 외제차 수출 투자 사기 피해자들이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와 범죄 연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사기를 당한 차량이 다시 팔려나가 다른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주지역 외제차 수출 투자 사기 피해자 50여 명은 22일 오전 제주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사기 행각으로 인해 제주에서만 수백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제주 지역사회의 특성을 이용해 합법적인 무역회사에서 중고차를 수출한다며 피해자를 유인하고, 중간 모집책의 지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이 이뤄지는 바람에 가족 단위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가해자 일당은 코로나19 사태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했다”며 “이로 인해 수많은 가정이 파산과 파탄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 피해자는 “제 명의로 된 차량이 서울에서 사고가 났는데 운전자는 도망가고 차량에서는 마약이 발견됐다고 한다”면서 “경찰의 빠른 수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제주경찰을 향해 “대포차와의 전쟁을 선포해 더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며 “가해자들과 중고차 매매상, 보험사, 금융 캐피탈 간 유착관계도 수사하는 등 수사 범위도 확대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현재 제주경찰청은 해당 사건과 관련, 사기 혐의로 7명을 입건한 상태다.

이 가운데 5명에 대해서는 대면조사를 마친 상태지만, 해당 사건의 주범 A씨를 포함한 2명은 계속 추적하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만 120여 명, 피해금액은 250억원이 넘는다.

그동안 타 지역 무역회사 직원을 사칭해 온 이들은 60개월 할부로 외제차를 대신 사 주면 수출 후 한 대당 관세 차익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차량 할부금도 모두 대납해주겠다고 속여 수백억원 상당의 차량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