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서민을 유혹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관련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8년~2020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와 금액은 총 1544건·235억여 원에 이른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505건·55억원, 2019년 565건·95억원, 지난해 474건·85억원 등이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대부분은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며 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474건 중 86.6%인 406건(72억4000만원)이 대출을 빙자해 이뤄졌다.

올해도 지난 2월까지 대출 빙자 보이스피싱 피해가 90건(19억8000만원)이나 발생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더 낮은 이율로 추가 대출을 할 수 있다며 돈 전달을 요구하면 100% 사기”라며 “절대 속지 말고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즉시 신고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수거책 A(36)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씨가 속한 조직은 지난 11~25일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더 낮은 이율로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수법으로 7명에게서 1억7000여 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보이스피싱은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알아낸 후 이를 범죄에 활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과거에는 검찰이나 국세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했지만, 최근에는 금융기관 직원으로 속여 현금 송금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주경찰청은 지난해 9월 보이스피싱 전담수사팀을 꾸려 관련 사기 범죄 근절을 위한 집중 단속수사 체제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