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무지개도로에서 관광객들이 방호벽 위로 올라가 사진을 찍고 있다. 이서희 기자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봄철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생샷’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도두동 무지개도로와 용담해안도로가 무질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9일 오전 제주시 도두동 무지개도로는 연인·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저마다 제주를 배경으로 인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부분 관광객들은 방호벽에 앉아 사진을 찍었지만 일부 관광객은 방호벽 위로 올라갔다. 방호벽 위로 올라간 관광객들이 서로 장난을 치거나 어려운 포즈를 취하면서 중심을 잡지 못해 넘어질뻔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연출됐다.

일부 관광객들은 차량이 주행하는 길바닥 위에 삼각대를 놓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삼각대가 놓인 차선을 주행하던 차량들은 삼각대를 피해 곡예운전을 해야했고 마주 오는 차량들은 정차를 해야했다.

관광객들의 무질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건너편 인도에 놓아 둔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무단횡단을 일삼았다. 주차된 차량 사이로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차량들은 급정거를 해야했다.

특히 도로 위로 튀어나오는 관광객 대부분은 사진을 확인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주변을 잘 살피지 않으면서 차량 운전자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있다.

유명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서있는 용담해안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무단횡단을 하는 관광객 뿐만 아니라 불법 주·정차와 불법 유턴을 하는 차량들도 많았다. 과속 주행을 하는 차량이 있는가 하면 우측 차로에서 좌측 차로로 앞지르기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도민 A씨는 “봄철이나 여름 성수기가 되면 반복되는 장면”이라며 “여행을 와서 들뜬 마음은 이해하지만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 B씨는 “제주 여행을 자주 오는데 해안도로를 이용할 때마다 위험한 순간을 겪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며 “주의를 기울여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많아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