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11년만에 내려진 황사경보가 이틀 간 유지된 가운데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최악의 대기질이 연일 이어지면서 도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황사경보가 발령된 전날 제주권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578㎍(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전북 564㎍/㎥, 전남 519㎍/㎥, 광주 507㎍/㎥ 순이었다.

전날 오후 8시~9시 제주지역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195㎍/㎥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평소 미세먼지 농도의 30~40배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황사경보로 인한 모래바람으로 지난 29일 오후 1시를 기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경보가 동시에 내려졌다. 미세먼지 경보제가 도입된 2015년 이래 제주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경보가 동시에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사경보는 이튿날인 30일 오후 4시까지 유지됐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591㎍/㎥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초미세먼지 농도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했다. 같은 날 운행 제한 명령을 어기고 운행한 5등급 차량이 단속 8시간만에 4000대가 적발되기도 했다.

답답한 대기질로 출근길 도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직장인 A씨는 “자차로 출근하는 내내 창문을 한 번 내리지 못해 답답했다”며 “마스크를 써도 코가 가렵고 눈이 건조하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B씨는 “아침에 일어나 목을 가다듬었는데 가래가 나왔다”며 “공기질이 많이 안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황사경보는 30일 오후 4시를 기해 해제됐지만 제주를 덮친 황사는 31일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쓰고 호흡기 질환자는 야외활동을 피해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