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정의 엘티카지노 이전 허가를 놓고 공정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원 도정은 지난 8일 롯데관광개발 자회사인 ㈜엘티엔터테인먼트가 신청한 제주시 노형동 소재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엘티카지노 영업장 확장(5367.67㎥) 이전을 허가했다. 원 도정은 도민 고용 확대와 지방세 수입 및 제주발전기여금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확장 이전의 명분으로 내새우고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절차적 공정성을 중시하지 않았다.

　초대형 건물이 들어서면 극심한 교통난과 주변에 분포한 많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들의 건전한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지역경제를 앞세운 개발 우선주의 논리에 밀려 잠식당했다. 더구나 카지노는 허가받은 국제 도박장이다. 날마다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도박장이 있는 건물을 바라보며 등·하교할 학생들의 처지부터 감안했다면 영업장이 들어설 수 없었을 것이다.

　특히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최종 허가가 절차적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엘티카지노는 서귀포 롯데호텔제주 내 카지노를 드림타워로 확장 이전하기 위해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편향 조사를 한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고,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도 예고된 상태다. 백번 양보해 감사는 행정적 절차여서 추후에 받아도 된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영업장 이전을 허가한 것은 지극히 부당하다.

　법리적 문제를 무시한 것도 잘못이지만 시대적 요구인 ‘공정’을 외면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아마도 원 도정은 수사 중인 다른 사안이었다면 수사가 종료된 이후에 허가를 내줬을 것이다.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도 관계자의 언급이 사실이라면 오만의 극치다. 경찰의 수사를 무시 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수사와 관계없이 허가 등 행정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