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해루질객과 해녀 간의 싸움이 제주도정의 ‘야간 해루질’ 제한으로 봉합되는가 싶었지만 도내 곳곳에서 해녀들이 관광객에게 바다 진입을 막고 가방을 막무가내로 검사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또 관광객들이 사유지에 있는 보리싹 등을 훼손해 피해를 입었다는 마을 주민들의 호소 등 봄나들이철 관광객과 마을 주민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봄을 맞아 제주를 찾은 관광객 김모씨는 제주도내 일부 해녀들이 바다를 사유화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김 씨는 “해안가 공유수면은 군사시설은 제외하고는 누구나 출입할수 있으며, 누구나 자연발생한 해산물을 기준에 따라 채취할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해안가에 애들 데리고 반찬에 쓸 해산물을 채취하러 공유수면에 진입하니 해녀가 조를 이뤄 욕설과 함께 저지를 했다”고 토로했다.

또 “해녀들은 소라 종패를 뿌렸다는 이유로 공유수면 진입 자체를 저지했는데 가방을 열어보라는 둥 수색 영장을 가진 검찰처럼 행동했다”며 털어놨다.

최근 들어 제주도내 어촌계 관계자들은 해루질객들과 큰 갈등을 겪어왔다. 일부 해루질객들이 취미활동을 넘어서 대량 해산물을 채취,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다.

갈등이 깊어지자 제주도는 야간 해루질 금지 방안을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해루질객에 대한 어촌계 관계자들의 분노는 바다로 진입하려는 관광객에게까지 향했다.

반대로 관광객들로 인해 밭작물 피해를 입었다는 마을 주민들도 있다.

가파도에서 보리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 A씨는 “보리싹은 한 번 밟히면 그냥 죽어버린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러 마구 드나들면서 피해를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번은 보리싹을 밟는 관광객에게 ‘들어오지 말라’고  했더니 ‘그깟것 좀 밟았다고 화를 낸다’며 역정을 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