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건설 여부는 정부의 판단에 맡겨졌다. 이미 중앙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도민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민투표를 제외한 마지막 도민 의견 수렴 과정까지 마친 상태이므로 찬·반 도민과 제주도 모두 정부의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

　주민 여론조사 이후 원희룡 도정이 보여주고 있는 제2공항 일방 추진 중앙 건의와 홍보 책자 발행 등을 통한 찬성 활동은 갈등만 조장하는 반칙행위로 민망스러울 정도다. 원 지사는 여론조사가 끝나자마자 국토교통부에 정상 추진을 요구하는 등 독자적인 추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더욱이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정상 추진을 건의했다. 물론 간접적인 형태를 취했지만 화해와 상생을 재다짐하는 4·3추념식날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제2공항 추진을 건의하는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는 도민만의 도지사임을 자임한다면 모를 일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래선 안 된다. 찬성하는 도민과 반대하는 도민 모두 아우르면서 다수 도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정도를 걷는 도지사다.

　더구나 최근 제주도 명의로 제2공항 홍보 책자를 발행해 주민센터 등에 비치하고 있고, 대중교통을 통해 홍보 동영상을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굳이 홍보가 필요하다면 찬·반 입장을 똑같이 담은 홍보를 해야 한다. 여론조사까지 마친 제2공항 문제를 도민 세금으로 찬성하는 일방 홍보를 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모든 도민의 도지사임을 포기하는 행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