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예정지 공무원 부동산 투기 의혹의 본질은 차명거래다. 친인척과 지인 등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것을 찾아내지 않은 채 공무원 명단만으로 투기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형식적 조사에 불과하다.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지난 16일 성산읍 제2공항 예정지 내 공무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조사한 결과 “투기 의혹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도 자체 조사와 감사위 감사 모두 오히려 의혹만 부풀렸다. 번갯불에 콩 볶기식 자체 조사와 감사 결과를 신뢰할 도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제주도가 단기간에 6800명의 공무원에 대한 부동산 거래실태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지난한 일이며, 감사위가 보름 만에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한 14명에 대해 투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일반적인 감사 관행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공무원 땅 투기 의혹의 대상은 도 산하 현직 공무원 뿐만 아니라 전직 공무원과 국토교통부 산하 공무원 등 광범위하다. 본란이 국토부 공무원과 정관계 및 중앙 언론계, 기업인의 부동산 매입실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대형 토건사업에 공무원과 건설업계 등이 밀착한 ‘토건 마피아’가 지금도 존재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물론 아직도 이런 형태의 비리가 존재할 것으로는 믿지 않는다. 제주도와 감사위는 현직 도 산하 공무원에 그친 투기 의혹 조사를 전직 공무원과 국토부 공무원 및 중앙 기업인 등을 망라해 실시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투기 의혹 조사가 불가능한 측면도 있겠지만 관련 정보 수집을 강화하면 조사할 길은 열릴 것이다.

　제주도는 속전속결로 ‘공무원 땅 투기 없음’ 결론을 유도하는 이유가 제2공항을 추진할 명분으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도민사회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아울러 임기응변식 졸속 땅 투기 의혹 조사가 아닌 실질적 조사를 통해 투기의 실체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