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제주칼럼
어려울수록 더 많이 사는 로또 복권...사상최대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04.19  17:33: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지난해 로또 복권 판매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판매액은 47090억원으로 전년보다 9.3% 늘어났다. 복권 통합 발행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로또 판매액은 2008년 이후 13년째 신기록을 행진 중이다.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더 잘 팔리는 불황 형 상품이다. 허리띠를 졸라맬수록 복권을 사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1%)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비 지출은 전년보다 2.3% 줄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크게 오므라들었다. 지난해 가계가 소비지출을 줄이는 가운데에도 복권 지출은 늘었다. 생활이 핍박하고 어려울수록 모험 추구형복권에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보여준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5,060 분의 1. 45개의 숫자 중 순서에 상관없이 뽑힌 6개의 숫자를 맞힐 산술적 확률이다. 벼락 맞아 사망할 경우보다 더 높다.

복권의 역사는 짧지 않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에서도 복권과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 시행됐던 흔적이 발견됐다고 한다. 기원전 중국에서도 만리장성을 쌓을 경비마련을 위해 복권을 발행했다. 고대 로마에서는 아우구스투스가 전쟁 후 복구자금을 댈 목적으로 복권을 도입했고 네로 황제는 직접 추첨에 나서기도 했단다.

국내에서 현대적 복권이 처음으로 도입됐던 때는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이다. 일본이 전쟁자금 모집을 위해 숭찰이란 복권을 냈던 것이 시초다. 광복 이후엔 런던 올림픽(1948)에 참가할 경비를 모금한다며 복권을 발행했고 그 뒤로도 정부가 이재민 구호자금, 사회복지자금, 아시안게임·올림픽 등 행사 기금 등을 모으려고 다양한 복권을 팔았다.

복권의 역사를 쓴 데이비드 니버트 미국 위튼버그 대학 사회학 교수는 복권의 역사는 가난한 이들의 꿈에 세금을 매긴 수탈의 역사라며 큰 돈을 번다는 공허한 꿈을 심어줘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의 불행과 무의미한 삶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려놓기 때문에 사회통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고 했다. 제주도에서는 신구범 당시 도지사의 주도로 2001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전용 즉석복권인 관광복권을 발행해오다 3년 후 현재의 전국단위인 복권위원회로 통폐합됐다. 로또는 이탈리아어 'lotto'(행운)에서 유래한다. 1530년 이탈리아 도시국가 피렌체가 공공사업을 위해 발행한 피렌체 로또는 최초로 당첨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번호 추첨식 복권으로 현대 복권의 시초다. 이 복권이 성공하면서 lotto라는 단어가 복권의 보통명사로 사용된다.

왜 복권을 사는가아주 작은 행복에도 가슴 콩콩 뛰며 /눈물겨워 하는 그런 소시민인데/ 그런 작은 행복을 캐기 위해 복권을 산다는데/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고 손가락질 할 일도 아니다 /부자들이 생각하기에는/ 웃기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 소시민들의 복권사기는 /스스로 챙기는 축복이다. /권력이나 빽줄이나 그런게 있다고 생각되고/조금이라도 기댈 수 있다고 생각되면/ 몇 천만원, 몇억원도 거저 준다/ 용돈으로도 받고 떡값으로도 받고/ 때로는 꾼다고 하면서 받는다./ 나는 그런 돈 받을 위인도 못되고 힘 쓸데라곤 별로 없는 까닭에/ 나한테 그런 돈을 줄 멍청이도 없다/ 그래서 나는 복권을 산다/ 그게 맞아서 봉창이라도 돼야 하길/ 복권을 사곤 한다/ 그건 복권을 사는게 아니라 희망을 사는 거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10월 24일  |  대표이사:부임춘  |   발행인:부임춘
편집인:부임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아람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