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도내 공동주택에서 세대간 갈등이 다양한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에 자칫 물리적 다툼으로 번지지 않을까 주민들은 경계하고 있다.

제주시내 한 다세대 주택 3층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어느날 1층 복도에 놓인 일반 쓰레기봉투를 발견했다. 일반 쓰레기봉투를 복도에다 둔 건 1층에 거주하고 있는 이웃 중 하나였다. 

대단지 아파트 만큼 넓지 않은 복도에는 쓰레기 봉투에서 새어나오는 냄새로 가득 찼다.

이후에도 종종 A씨는 1층 복도에서 쓰레기 봉투를 발견했다. 그러던 지난 주말, A씨는 어김없이 1층 복도에서 쓰레기 봉투를 발견했다. 쓰레기 봉투 위에는 다른 이웃이 쓴 쪽지가 놓여있었다.

쪽지에는 ‘쓰레기를 복도에 내놓지 마세요. 함께 쓰는 공용 공간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도내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에도 쪽지가 붙었다. 쪽지에는 세대의 호수와 ‘층간 소음 유발자’라는 비난 섞인 문구가 담겼다.

흡연이나 층간소음으로 인한 충돌은 대표적인 공동주택 세대 간 갈등이다. 과거에는 인터폰이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개별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보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민 B씨는 “최근 옆집 현관문에 조용히 해달라는 쪽지가 붙었다. 옆집 주민은 난데 없이 저에게 ‘쪽지를 붙인게 너냐’라는 폭언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웃을 저격하는 쪽지를 붙일 때 불특정 다수가 보복의 타겟이 될 수 있다. 경찰이나 관리사무소를 거쳐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