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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과 그의 며느리
임창준  |  객원 논설위원 / 전 제주도기자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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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17  17: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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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필자가 중앙일간지 언론인 시절, 제주도내 한 사업가가 제보를 해왔다. 제주법원 부장판사 등이 주말만 되면 골프장을 민간인과 자주 이용한다는 얘기였다. 당시 골프장이 몇 군데 안 돼 특히 주말에는 부킹하기가 어려운데도 이들 부장판사 등은 쉽게 골프를 즐겼다는 게다. 필자의 취재 결과 특히 놀라운 점은 이들이 토요일(당시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근무일) 11시쯤 되면 법원 청사 앞에서 자기들의 골프채를 모 변호사의 차량 트렁크에 싣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변호사와 판사들이 짝지어 골프장엘 가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 주려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골프장측에 알아본 결과 변호사가 스폰서가 되어 빈번하게 골프장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판사가 사건 관계인인 변호사와 골프를 즐긴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이런 법조인의 행태를 기사화했다.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 한 후 해당 판사들에게 주의조치가 내려졌다. 이후 판사들이 골프장 행은 사라져버렸다. 대법원은 차제에 전국의 모든 법원에 공문을 보내 변호사들과의 골프를 금지시켰다.

공사(公私) 구분은 공직자의 기본 윤리다. 특히 법관은 일반 공무원보다도 더한 공사 구분과 함께 도적적인 책무가 수반돼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야 국민이 사법부를 신뢰하고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법관의 최고봉인 대법원장은 말할 것도 없다. 철저한 공사 구분으로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 돼야 한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런 기본조차 안 지키고 있다. 2018년 초 강모 변호사인 며느리가 대법원장 공관에서 자신이 다니는 한진그룹 계열사 법무팀 동료들을 불러들여 만찬을 했다고 한 중앙언론이 최근 전한다. 대법원장이 몰랐을까. 대법원 측은 이에 대해 할 말 없다라고 만 할 뿐 꿀 먹은 벙어리다. 만찬 시점이 더 심각한 문제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집행유예를 확정한 직후였다. 대법원은 조 부사장의 핵심 혐의인 항로 변경을 무죄로 판결했다. 김 대법원장도 이 판결에 참여했다. 그 직후 피고인의 법무팀이 대법원장 공관에서 만찬을 가졌다. 정상적인 도덕적 감각으론 생각하기 힘들다.

춘천지방법원장이던 김 대법원장은 2017년 대법원장 지명을 받은 다음 날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 대법원을 방문했다. 춘천지법 업무가 아니라서 관용차를 탈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이 위선이란 사실이 드러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법원장이 되자마자 세금을 들여 공관을 고급스럽게 꾸몄다. 손자, 손녀들 놀라고 놀이 시설도 만들었다. 서울 강남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법조인 아들 부부를 13개월 동안 공관에서 공짜로 살게 했다. 그 사이 변호사 며느리 만찬까지 열어준 것이다. 그 후 아들 부부가 독립해 입주한 강남 아파트 시세 차익이 2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민주주의 모델인 미국 대통령 취임식 때는 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다. 그만큼 대법원장의 권위가 드세고 국민들이 사법부를 신뢰한다는 의미다. 미국 사법부의 신뢰도는 67%, 각각 51%33%에 그친 행정부와 입법부를 크게 앞섰다. 이 통계는 지난해 여론 조사 기관인 갤럽이 89월에 걸쳐 실시한 결과다. 미국 대법원장을 영어로 Chief Justice 라고 한다. 영문의 의미가 새삼 싱그럽다. 정의(正義)를 구현하는 최고 인물이란 뜻이다. 축축하고 어두운 구석이 즐비한 우리의 사법부와는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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