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파업으로 제주도민들의 피해가 크다. 당장 도내 농가의 한 해 결실이 무위로 돌아갈 지경이다. 촌각을 다투는 신선식품의 배송에서 길이 막히자 제주 농가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었다. 파업으로 인해 접수되지 않은 물량이 일부 택배사로 몰리면서 배송지연은 물론 신선식품의 경우에는 사실상 판매불가에 이를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택배사와 운송비, 택배노동자들 사이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제주도민들의 바람만으로 원만한 해결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16일 주요 택배사들과 택배 노조는 합의를 이뤄 극심한 업무과중을 토로해 온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책임지기로 한 것은 노동환경의 진일보한 발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총파업 수위를 높이며 대치정국을 예상하던 도민들도 합의소식에 반가워 하는 중이다. 제주도에서는 농가들이 입을 피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원활한 택배 배송서비스를 지원하길 바란다. 나아가 최근 도서지역 택배비 경감 방안이 논의되는 것도 탄력을 받아 제주도민들의 과도한 물류비 애로사항을 반드시 제도개선으로 해결해 주기를 주문한다.

　국민들은 충분히 택배 노동자들의 고된 작업환경을 알고 있다. 최근 또 한 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은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택배사들은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에 대한 문제제기에 귀를 닫을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파트너가 돼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 합의를 통해 과로사의 위협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대책을 모색해 상생해야 한다. 더욱이 불공정한 배송비 배분구조도 근로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발짝 물러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