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10명 중 4명이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씁쓸하다. 행정과 도의회가, 그리고 정치인들이 매번 ‘특별자치제도’의 보완과 개선을 이야기 하는 수많은 논의들이 실상 도민들에게는 그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관심이 없었을 지 모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생하게 된 것도 제주도민들이 행정구조 개편안을 선택했기 때문인데 실상 선택대상에 대한 이해가 그리 높지 않다는 현실상황은 한편으로는 당시 제주도민들의 선택이 과연 합리적 의사결정이었나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설령 행정구조 개편 당시에는 잘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15년이나 지난 지금 여전히 도민들이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이해가 낮은 것은 도민의 눈높이에 맞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제주도가 선진 자치제도를 시험해 봄으로써 내년부터 시행될 지방자치법의 전면개정을 이끌어 냈다. 진정한 자치분권과 재정분권으로 향해야 한다는 제도개선 논의가 한창인 지금, 이에 대한 도민들의 무관심속에 권력기관들은 각자의 입맞에 맞는 제도들을 도입하려 한다. 궁극적으로 도민복리에 적합하지 않는 제도가 고려되고 있다면 이를 실질적으로 제동할 수 있는 것도 도민뿐이다.

　지난해부터 ‘제주도가 특별한 지위를 잃었다’면서 수많은 논의들이 오갔지만 이들이 얼마나 도민들에게 닿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여론조사 결과를 고려한다면 부정적이다. 행정과 의회가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행정구조 개편방안에 대해 도민들 눈높이에 맞춰 정확히 알려야 한다. 특히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연령이 어린 세대들의 특별자치도에 대한 낮은 이해도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미래의 제주의 모습을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주역들이 자신의 삶과 직결된 행정구조에 대한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일부 소수에게 다수의 도민들의 미래가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의 의미는 누구보다 제주도민이 스스로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