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교사의 정당활동을 금지하는 법률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로 인한 파장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지난해부터 선거 연령이 만18세로 낮아져 고3 학생 중 일부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지만 공부에 전념해야 할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정치 편향 교육에 의한 교실의 정치화는 절대 허용할 수 없는 일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5일 제주특별법 교육분야 제도 개선 과제안 23건을 확정해 제주도에 제출하면서 현직 평교사도 교육의원과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포함했다. 전직 교원만 선거에 나올 수 있는 현행 제도를 현직 교사도 교육의원과 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낙선하거나 당선돼 임기를 마치면 다시 교단에 복귀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교사에게 교육행정에 폭넓게 참여할 기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교단이 선거에 뜻을 둔 교사들에 의해 정치판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 내심 교육의원이나 교육감 선거에 나설 작정을 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비교육적으로 접근할 경우 미칠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이석문 교육감이 무슨 생각으로 교단을 정치판으로 흔들 수 있는 ‘현직 교사 선거 출마-임기 후 복직’안을 제시했는지 모르지만 교육 본연의 직분에 충실해야 할 교사들을 정치판에 뛰어들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비교육적이다. 교사의 권리 확장보다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더 신장시키는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