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출력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6.2%에 달한다.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시설이 늘어나면서 전력생산량도 크게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전국 처음으로 제주에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남아도는 전력을 낮 시간대에 많이 사용토록 하기 위해서다.

　저녁 시간대 전력 사용요금을 현행 기준대로 유지하면서 낮 시간대 전기요금을 낮추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굳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를 많이 사용토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해저 송전시설을 통해 다른 지방으로 보내는 시설이 조속히 갖춰져야 도민의 저렴한 전기 사용과 함께 재생에너지 생산 소득 효과도 증대될 수 있다.

　아울러 전기요금 인하 적용 시간대를 오전 8시~오후 4시(중간부하)로 설정한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일몰시간(여름 오후 7시·겨울 오후 5시)을 기준으로 낮 시간 전기요금을 적용해야 타당하다. 전력 최대부하 시간대를 오후 4시~10시로 정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한전은 순부하(총부하-재생에너지 발전량)가 높은 시간대라지만 오후 4시가 저녁시간대는 아니다. 낮 전기요금 인하를 일몰시간으로 재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제주지역은 다른 지방에 비해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산업시설이 많지 않아 낮 시간대 전기 사용량도 제한적이다. 결국 가정용 전기를 낮 시간에 많이 소비하라는 것인데 자칫 과소비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냉·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겨울에 낮 전기요금이 싸다고 많이 사용하면 되레 더 많은 전기요금을 떠안을 수 있다. 낮 시간대 전기 사용 권장이 경제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전기요금 인하 혜택이 없는 저녁시간대를 오후 4시에서 일몰시간대로라도 낮춰야 낮 전기요금 인하의 명분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