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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 제주의 현실은 막막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 15주년을 맞았다.
후반기 도정과 의정이 시작된 지난해 7월 1일부터 원희룡 지사의 대권야망이 구체화 된 상황에서 제주도는 그간 코로나19를 비롯해 해결방안이 여전히 요원한 수많은 문제에 봉착했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제주도와 도의회의 불통과 협치의 불편한 공존이 행정과 정치의 적폐를 키운다는 세간의 평가가 집중 부각됐다. 원지사가 의회에서 부적격 판단을 한 인사들을 임명강행 해 인사청문회 제도를 무력화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회는 도정이 의회를 경시하고 독주한다면서 원지사의 대권행보에 대한 반감을 적잖게 표현해왔다. 그러한 와중에도 의회는 도정과의 ‘정책협치’를 약속하며 이해하기 힘든 정책공조에 적극 나서기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기관대립형 지방정부하의 의회 본연의 기능을 망각한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원지사 임기동안의 골칫거리 현안들은 손질이 시급함에도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차기 지사에게 바통이 넘겨질 때까지 긴급히 수술대에 오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관광특수를 목전에 두고 경험하고 있으면서 정작 각종 지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제주지역의 경제피해는 전국 최상위권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2공항 건설 문제는 또 어떠한가. 도민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실시한 도민여론조사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을 뿐이다. 찬성측도 반대측도 모두다 자신들의 ‘민의’를 무시한다면서 국토부나 정치권의 제2공항에 대한 행보에 시시각각 날을 세워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각종 예산은 코로나19 국면하의 세출효율화 명목으로 대거 삭감됐는데 정작 공기관과 출자·출연기관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얼룩지고, 주먹구구식 예산집행에 대한 그 어떠한 제재도 없이 출연금만 늘려달라는 요청으로 도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
제주도가 효용성을 제아무리 강조해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버스 준공영제의 적정성과 제도적 타당성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도민들은 확신에 가깝게 가장 먼저 수술대에 올라야 할 제도라 여기고 있다.
남은 1년 최선의 전념 당부
지난 1년간은 원희룡 지사의 대권도전에 따른 도정공백의 우려로 점철됐었다면, 원지사의 3선 불출마 공식 선언 이후에는 아예 활력조차 잃어버린 상황이다. “어차피 떠날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감시와 견제의 동력을 얻지 못한 의회의 의정활동은 경색됐고, 마지막 1년의 임기를 남겨두고 얼마나 도민들의 공감을 얻는 활동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사퇴시점에 대한 원지사의 결단이 남아있지만 최소한 도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 그 시기를 결정하길 당부한다.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는 원지사의 대권가도의 장애물이 아니다. 스스로 돌이켜보고 두번의 도민들의 선택을 받았던 도백의 책임을 다해야 함을 되새겨야 한다.
도의회는 새롭게 시행될 지방자치법 때문에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위를 잃었다는 볼멘소리를 반복하면서, 제주특별자치도를 뜯어 고치려는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에 따른 도의회의 위상 강화, 정확히는 ‘도의원의 권한 강화’방안은 도민들에게 이렇다할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 한편으로는 개정 지방자치법의 지방정부 구성 특례를 가지고 ‘제주형 기관통합형’ 정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지만 의정 역량이 현재 수준에서 머무는 한 이는 섣부른 시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제주도민의 삶을 바꾼 조례 선정과 의원별 입법성과를 도민에게 공개하려는 움직임은 환영할 만하다. 마지막 한해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도민에게 필요한 자치법이 무엇인지를 늘 고민하면서 본연의 임무에 맞는 의정활동을 펼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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