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지난 2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기념 세미나를 서울에서 개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자치분권,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제주연구원이 주관했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서울신문,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를 공식 후원 기관으로 해 서울 행사의 의미를 부각하려고 한 듯 하지만 제주도민이 많이 접근해야 할 중요한 지역행사를 굳이 서울까지 올라가 연 데 대해 많은 도민이 의구심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전국 유일의 특별자치도 성과를 널리 홍보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 하더라도 지방화시대를 넘어 지방분권화시대에 적합하지도 않고 납득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 속에 지역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했다는 점에서 더 비판적이다. 서울까지 간 행사에 중앙 인사의 영상 축사가 많았던 것도 무엇보다 코로나 정국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혹여 이 행사의 서울 개최가 대권에 도전하는 원희룡 지사 개인의 인지도를 중앙 정치권에 확대하기 위해서였다면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서울 행사는 공무원을 비롯해 참석자들의 교통비 등 여비가 많이 들어간다. 관련 예산이 도민 혈세임을 생각한다면 섣불리 서울 행사를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집행기관의 잘못된 예산 집행을 감시해야 할 제주도의회가 이번 서울 세미나 개최에 적극 협력한 것 역시 부적절했다. 도민은 과시·전시성 행사보다 도민 위주의 내실을 기하는 행사를 더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