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에 도전하는 원희룡 지사의 중도 사퇴가 임박한 데다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겨진 하반기 정기인사로 제주도청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원 지사는 지난 1일 특별자치도 출범 15주년 및 민선 7기 출범 3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사퇴) 시기는 특정할 수 없지만, 마냥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들어 부쩍 늘어난 그의 정치적 행보에 비춰 이달 중 또는 다음 달에는 지사직에서 물러나 본격적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의 대선 후보 경선 참가는 오래전부터 본인 스스로 밝혀 온 사안이어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이를 위해 하반기 인사를 무리하게 앞당긴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미 조직의 안정보다 개인적 이해타산에 집착한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가 “하반기 인사가 여지없이 특정 학연 및 세력이 주요 부서를 독점하고 승진하는 인맥 챙기기 인사로 끝나 그동안 그릇된 인사 관행이 최고점을 찍었다”는 비판 성명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도 경쟁의 원리가 적용된다. 특히 자치단체장의 역할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여기에 공무원들의 소명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내년 6월 민선 8기 도지사가 뽑힐 때까지 장기간 수장이 없는 제주도정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까지 경험한 바 없어 예측하기 어렵다. 바로 공무원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제주의 7월과 8월은 연중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시기여서 관광객들에 의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큰 걱정일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은 원 지사의 사퇴 여부에 관계없이 각자 위치에서 직무를 철저히 수행하면서 특히 코로나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특별방역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원 지사 사퇴 임박, 인사이동으로 인해 해이해질 수 있는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를 하루속히 안정적으로 다잡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