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인 수도권 지역으로의 이동량이 확 줄어들었지만 ‘원정 유흥’ 증가로 제주 해수욕장 곳곳에서는 늦은 밤까지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음주운전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사회 안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제주도내 해수욕장 곳곳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영업 중인 포장마차에는 관광객이 테이블마다 가득했다. 대화를 나누고 술을 마시면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간간히 차단벽 위에서 돗자리를 깔고 술자리를 하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들은 해변 산책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불안함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도내 해수욕장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음주운전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오후 10시36분께 서귀포시 강정동 한 도로에서 20대 운전자 A씨가 회전교차로를 들이받아 승용차가 전소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술을 마시고 숙소로 복귀하던 중 회전교차로를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로 음주운전 단속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에 술을 먹고도 운전대를 잡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도내 해수욕장 주변에서 밤 늦게 까지 술판을 벌이던 피서객들이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는 일이 빈번,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4단계 시행으로 수도권 지역에서 오후 6시 이후 2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지역으로 술을 마시러 가는 ‘원정 유흥’이 이어지며 사태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음주운전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음주교통사고는 362건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 가운데 20%는 휴가철인 7월과 8월에 발생했다.

이에 올해도 ‘원정 유흥’이 음주운전 관련 사고 발생 건수를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달부터 내달 말까지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시행 중”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음주운전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겠다. 음주운전은 반드시 단속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단 한잔의 술을 마시더라도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아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