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정 공백’ 전후 폭발적 증가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5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무려 64명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2월 도내 최초 확진자가 나온 후 1년6개월만의 최대 발생 인원이다. 지난 13일 최고치를 기록한 55명을 이틀만에 깨고 다시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코로나로부터의 청정지역’은 커녕 인구에 비례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발생지역이 된 현실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급기야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현행 거리두기 3단계를 18일 0시부터 29일 자정까지 2주간 4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지만 방역 방법과 시기를 모두 놓친 뒷북 방역조치다. 도내 코로나 방역 실패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원희룡 전 지사가 대권에 도전하겠다며 지사직 공식 사퇴를 발표한 전후에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223명에 그쳤던 확진자 수가 지난달 487명으로 갑절 이상 급증했으며, 이달들어서도 16일 오후 5시 현재 426명이나 발생했다.
집단감염 공개 등 미온적 대처
방역 최고 책임자인 도지사가 대권 도전을 위해 서울 출장이 잦아지면서 코로나 방역 관리에 소홀했다. 물론 원 전 지사로서는 방역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테지만, 정상적으로 방역 관리를 했다고 평가하기가 어렵다. 이미 본란(7월 27일자)이 ‘코로나 방역에 행정부지사가 전면에 나서라’고 촉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이틀전(25일) 원 지사가 지사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이므로 행정부지사가 방역 사령탑을 대신했어야 마땅했다.
비상 방역이 절실한 시점에 도지사와 행정부지사가 안일하게 평상시의 지위를 유지하는 사이에 이곳저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더구나 집단감염 사실을 뒤늦게 발표해 도민을 더 불안케 했다. 방역에 더 큰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 것이다. 행정부지사가 사임할 원 전 지사를 대신해 코로나 철통 방역을 지휘하지 않은 잘못 또한 매우 큰 이유다.
당시 행정부지사가 집단감염 실태를 제대로 공개하고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위반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강력히 조치했다면 거리두기 4단계로 가는 최악의 사태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욱이 여름휴가 절정기인 7월 말~8월 중순까지 제주관광을 자제해 줄 것을 전국 지자체에 적극 협조 요청하지 않은 안일함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관광객 제한·검진 의무화해야
구 지사대행은 확진자 급증 사태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만으로 할 일을 다하는 게 아니다. 원 전 지사는 지난해 3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청정제주를 가장 먼저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코로나 청정지역은 공염불이 됐으므로 구 대행이 원 전 지사를 대신해 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더구나 수 백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뒤 방역대책 격상 발표에 대한 도민 불신은 여전히 크다. 실망한 도민을 안심시키려면 코로나 발생 초기 추진했던 관광객 수 제한과 코로나 검진을 마친 관광객에 대해서만 입도를 허용하는 초강경 방역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어떻게 해서든 더 이상의 코로나 대확산을 차단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시점이다.
항공기의 좌석 간 거리두기 적용 역시 절실한 현안이다. 기내 감염을 차단하려면 항공기 좌석의 거리두기가 절대 필요하다. 신속한 지역 확산 제동과 함께 관광객 코로나 검진 등을 통해 더 큰 화(禍)를 막아야 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