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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훈 석
김명경  |  시인 / 수필가 / 전 중등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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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16  17: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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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J고등학교에 근무하게 되면서 수석에 입문했다. 그해에 둘째가 태어났으니 현재 아들의 나이가 34세이다. 88서울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던 해이기도 하다. 같이 근무하던 선생님들에게서 수석에 관한 얘기를 주워들었던 것이 계기가 돼 수석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같이 탐 석을 하지는 않고 독학으로 시작했다.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잡석도 하고, 명석도 하면서 오늘에 이른 것 같다.

 에피소드도 많다. 심지어는 탐 석을 해 두고 다시 돌아와서 내게 차가 없어 택시를 전세해 돌을 실어 나르기까지 했던 추억도 있다. 서귀포 근처에서 제주시로. 아마 그 돌은 잡석이라 지금 생각한다. 심취됐기에 그런 일도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 H 동네로의 탐 석이다. 쌀자루와 가방 그리고 장갑이 전부인 탐 석 준비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때 내가 탄 버스는 내부 좌우로 1인석이 나열돼 있었다. 나는 탐 석을 마치고 가방에 대체로 큰 돌을 넣고 버스를 탔다. 그날따라 그 시간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나는 버스 뒤쪽에 타고 가운데에는 서 있는 사람이 없다. H 동네에서 제주시를 향해 잘 가고 있다. 가던 버스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잠시 정거장에 멈추는 순간, 뒤에 있던 나의 돌이든 가방이 정거의 추진으로 버스 앞까지 밀려가서 운전석 뒤에 하니 부딪쳤다. 나는 신속하게 가서 가방을 가져와 꽉 잡고 제주시로 다시 향했다.

 버스는 간다.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만약 버스 가운데에 사람이 서 있었다면 아마 큰 부상이 있었으리라 생각하니 식은땀이 다 났다. 정말 하늘이 도운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추억을 담아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D동네에서 탐 석이 시작됐다. 식충 석이 너무나 좋다. 대 석들이다. 지금도 우리 집 정원에 좌정해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2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늙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나이가 들어 60대 후반이 됐는데 그때는 힘도 좋아 승용차 뒤에 혼자 들어 넣을 수가 있었는데.

 그때 중석인 식충 석도 같이 집에 왔다. 그 후에도 많은 날이 지나갔다.

 옛말에 이러한 속담이 생각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생각나 우리 가문의 가훈도 수석에 새겨 남기고 싶었다. 가문의 가훈은 성실(誠實협동(協同)이다. 마침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중석인 식충 석이 알맞은 것 같아 석재사에 연락했다. 그렇게 하여 한문 해서체로 가훈을 새긴 가훈 석이 탄생해 우리 집 거실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나는 지금 그 가훈 석을 보면서 이글을 전개하고 있다.

 아마 이 가훈, 성실(誠實협동(協同)은 자자손손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하며, 내 후손들은 이 아비 또는 할아버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지금 나는 우리 조상의 존함이 담기고, 현존하고 있는 형제간의 성함이 기재돼 있는 족보를 통해 인연을 생각한다. ‘신이 아니면 이런 인연의 끈을 절대로 정리정돈 하지 못 했으리라나는 느낀다.

 또다시 생각한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내가 직접 쓴 글씨로 지금 정원의 새길 수 있는 수석에 몇 점 더 좋은 글을 새기고 싶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오래전부터 한글·한문 서예 등을 취미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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