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윤승빈 기자] 제주 동문재래시장 내 위치한 야시장이 ‘방역 치외법권’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7일 오후 8시 제주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꽉 찬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방문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하게 지켜지고 있는 방역행위다. 재래시장 특성상 출입명부 작성이나 QR코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손 소독제, 발열 체크기도 마찬가지다.

불특정 다수의 손님 수백명이 좁은 통로에서 빼곡히 서가며 마스크 한 장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그마저도 일부 손님들은 음식을 받자마자 시식해 보는 등 인근에 설치된 ‘취식행위 금지’ 안내판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관광객 박모(25·인천)씨는 “9시 이후에는 식당을 이용할 수 없으니 숙소에서 안주삼을 메뉴를 고르다 야시장에 오게 됐다”며 “사람이 이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상인들은 이 같은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책은 좀처럼 마련되지 않고 있어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상점·마트·백화점과 마찬가지로 ‘3그룹시설’로 분류돼 오후 10시까지 운영할 수 있는데, 각종 방역수칙에서는 제외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출입자 증상 확인 및 유증상자 출입제한, 명부작성 관리, 밀집도 완화 등의 공통 방역사항에 모두 ‘전통시장 제외’라는 단서가 붙은 탓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상황에서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즉, 야시장 전체가 ‘방역 치외법권’으로 영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행정은 손발을 놓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저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협조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인력 부족 문제도 있고, 상인들과의 마찰 문제도 있어서 매일 계도를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써는 이용객들의 자발적인 방역 협조가 필요하다”며 “야시장을 포함해 재래시장에서의 방역 문제는 항상 고민하고 개선책을 찾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